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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칭성의 증거 검토

by 미롱이모 202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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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가 있다. 자연에 초대칭성이 존재할까? 글쎄, 아직 뭐라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추가적인 사실이 없다면 어떤 평가도 그저 추측일 뿐이다. 현재로서는 변호하는 입장과 기소하는 입장,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다.

 초대칭성의 존재를 믿는 두 가지 강력한 이유가 계층성 문제와 초 끈이다. 초대칭성을 유리하게 만드는 세 번째 이유는 초대칭성을 포함한 표준 모형의 확장판이 자연의 힘을 통일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전자기력, 약력, 그리고 강력의 상호 작용 세기는 에너지에 따라 달라진다. 조 자이와 글래쇼가 처음으로 표준 모형이 통일된다는 것을 보여 주었지만, 좀 더 측정한 결과 표준 모형에서 세 힘은 정확히 통일되지 않았다. 표준 모형에서 세 힘의 상호 작용 세기를 에너지 함수로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초대칭은 세 힘을 통해 상호 작용하는 입자들을 다수 도입했다. 초대칭짝들이 가상 입자로도 존재하므로, 새로운 입자들로 인해 힘들의 거리 의존성(또는 에너지 의존성)이 변하게 된다. 따라서 이런 추가적인 양자 기여들을 재규격화군 계산에 포함해야 하고, 이것은 에너지에 따른 전자기력, 약력, 강력의 상호 작용 세기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프는 가상 초대칭짝의 효과를 포함했을 때 세 힘의 세기가 에너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 준다. 놀랍게도 초대칭성이 있을 때 세 힘은 이전보다 더욱 정확히 하나로 통일된다. 현재는 힘의 상호 작용 세기를 예전보다 훨씬 더 정확히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이전의 통일 시도보다 훨씬 중요하다 우연히 세 직선이 한 점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초대칭성을 지지하는 증거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초대칭성 이론의 또 다른 장점은 암흑 물질의 후보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암흑 물질은 우주에 널리 퍼져 있는 빛을 내지 않는 물질로 중력 효과에 의해 발견되었다. 우주의 에너지 중 약 4분의 1이 암흑 물질에 저장되어 있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암흑 물질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 붕괴하지 않으면서 딱 적당한 질량과 상호 작용 세기를 갖는 초대칭성 입자가 있다면 바로 그것이 암흑 물질의 후보가 될 것이다. 실제로 초대칭성 입자 중 가장 가벼운 것은 붕괴하지 않으면서 암흑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와 동일한 질량과 상호 작용 세기를 가지는 것 같다. 가장 가벼운 초대칭성 입자는 아마 광자의 초대칭짝인 포티노일 것이다. 또 나중에 볼 여분 차원 이론에서라면, 그것은 W 게이지 보손의 초대칭짝인 위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초대칭성에도 반박의 여지는 있다. 초대칭성을 부정하는 가장 강력한 반론은 힉스 입자나 그 초대칭짝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초대칭짝의 발견이 임박했다고는 하지만, 초대칭성이 계층성 문제를 풀 열쇠라면 초대칭짝이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이유가 확실히 해명되어야 한다. 현재 실험은 수백 기가전자볼트 에너지 영역에 도달해 있다. 초대칭짝이 이보다 약간 무겁다고 해도, 꼭 그래야 할 이유는 없다. 사실 더 가벼운 초대칭짝이 계층성 문제를 더 잘 해결해 준다. 초대칭성이 계층성 문제를 해결한다면 왜 초대칭짝들이 진작에 발견되지 않은 것일까?

 이론적인 면에서 보자면, 초대칭성이 깨지는 방식이 해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초대칭성 이론은 완벽하다고 볼 수 없다. 초대칭성이 자발적으로 깨져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표준 모형과 약력 대칭성의 경우처럼 아직 어떤 입자가 이 깨짐에 관여하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흥미로운 생각이 많이 나왔지만, 만족스러운 4차원 이론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모형 구축의 관점에서 처음 초대칭성을 배웠을 때, 나는 그것이 무척 쉽다고 오해했다. 초대칭성 이론에서는 양자 기여가 사라지기 때문에 질량들은 무작위적이고 서로 별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여서 질량 값의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를 몰라도 별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무형 구축자가 보기에 초대칭성은 매우 실망스러운 이론이었다. 그때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근본 이론에 대해 아무런 실마리도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초대칭성 이론은 모형 구축과 관련하여 별반 흥미로운 도전을 담고 있지 않아서 매우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대칭성 이론의 향 문제(flavor problem)를 공부하면서 초대칭성 이론이 결코 지루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실 초대칭성 깨짐을 다루는 이론의 구체적 세부 요소들이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일은 무척 어렵다. 향 문제는 다소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문제이다. 간단한 초대칭성 깨짐을 다루는 이론에서도 향 문제는 주요한 장애물이다. 사실 초대칭성 깨짐을 다루는 새로운 이론들은 모두 이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분 차원에서 일어나는 초대칭 깨짐이 향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표준 모형에서 전하는 같지만, 질량이 다르며 세 가지 세대에 속하는 페르미온 입자가 바로 향이다. 업 쿼크, 참 쿼크, 톱 쿼크가 하나의 향이고 전자, 뮤온, 타우가 또 다른 향이다. 표준 모형에서 입자들의 이러한 정체성은 바뀌지 않는다. 예를 들어 뮤온은 결코 전자와 직접 상호 작용하지 않으며, 약한 게이지 보손을 교환함으로써 간접적으로만 전자와 상호 작용한다. 뮤온은 전자로 붕괴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뮤온 형 중성미자와 반전자 형 중성미자도 반드시 함께 생겨야 한다. 이 중성미자들의 방출 없이 뮤온은 결코 전자로 직접 바뀌지 않는다.

 경입자가 갖는 이러한 특성을 물리학에서는 '전자 수 또는 뮤온 수가 보존된다.'라고 표현한다. 우리는 전자와 전자형 중성미자에 양의 전자 수를 주고 양전자와 반 전자형 중성미자에 음의 전자 수를 준다. 그리고 뮤온과 뮤온 형 중성미자에 양의 뮤온 수를 주고 반뮤온과 반뮤온 형 중성미자에 음의 뮤온 수를 준다. 뮤온 수와 전자수가 보존된다면 뮤온은 결코 전자와 광자로 바뀔 수 없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뮤온 수가 양수이고 전자수가 0이었는데, 만약 붕괴가 된다면, 나중에는 뮤온 수가 0이고 전자 수가 양수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붕괴는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상호 작용에서 전자 수와 뮤온 수가 보존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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